선교사 파송 예배만큼 감동적인 현장도 드뭅니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비장한 각오와 ‘하나님이 항상 함께 계실 것’이라는 확신이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15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선교대회 및 선교사 안수식’도 그랬습니다. 기성 선교사훈련원을 수료한 10가정을 카메룬과 러시아 등지에 선교사로 파송하는 행사였습니다. 관계자 및 파송 선교사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이들은 저마다 순교신앙으로 무장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조일래 전 기성 총회장은 “예수의 제자들이 처음에는 예수 다음의 높은 자리를 놓고 다퉜지만 나중에는 죽인다고 해도 굴하지 않고 예수를 증거하다 순교했다”고 설교했습니다. 이어 “증인은 순교의 뜻을 담고 있다”며 “예수를 증거하는 자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류광열 기성 선교사훈련원장은 “선교지로 향한다는 것은 군인들이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다”며 “주님보다 앞서지 말되 죽기를 각오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말라고 격려했습니다. 김종웅 기성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장은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기성의 3000개 교회와 100만 성도가 기도로 후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습니다. 40여년 전에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된 제리 샌더스 전 주한 OMS 선교사는 “좋을 때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힘들 때는 하나님이 항상 함께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축사했습니다. 김진호 기성 총무는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라며 “내가 하려고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안수 후 파송 선교사들을 축복하는 시간에 감동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교단 임원과 관계자, 파송 선교사 가족들은 안수 받은 선교사들을 향해 두 손을 뻗고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를 합창했습니다. 꽃다발을 건네고 포옹했습니다. 선교사들도 가족들도 감격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중동지역으로 파송되는 김정환(46) 선교사는 “그동안 선교기관에서 사역하다 이번에 훈련받고 현장에 투입된다”며 “갈등이 있는 위험지역이지만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기로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날 예배에선 유독 ‘우리는 보내는 선교사’라는 말이 의미 있게 들렸습니다. 처음 듣는 말은 물론 아닙니다. 조 전 총회장은 설교에서 “우리는 모두 선교사다. 보내는 이든, 보냄을 받는 이든 모두 예수의 증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우리도 죽으면 죽으리라는 순교의 각오로 증인된 삶을 살아야 한다, 선교지로 향하는 선교사의 열정이 우리에게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미션쿡] “당신을 통해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 기성, 선교사 파송 예배
입력 2015-09-23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