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A성형외과의원은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청구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건보 적용 의약품을 3억7310만원어치 구입했다. 강남구의 B성형외과병원 또한 지난해 건보 급여청구는 ‘0건’이었는데 4462만원 상당의 건보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두 곳처럼 지난해 1년간 건보 급여청구 건수가 전혀 없는 의료기관이 1590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료기관의 2.4%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1415곳으로 대다수였다. 특히 전체 성형외과의원의 73.7%(618곳)가 건보 급여청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성형외과는 10곳 중 9곳(91.9%)이 그랬다. 지난해 병원급 1곳당 평균 청구 건수가 4만3783건, 의원급 1곳당 1만7994건임을 감안하면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건보 적용이 되는데도 ‘비급여’라고 속여 환자에게 치료비를 부담시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성형외과의 경우 비급여 항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나머지 26.3%(221곳)가 급여청구를 한 걸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심평원의 진료비확인신청 결과, 건보급여 대상인데도 환자에게 모든 치료비를 부담시키다 적발된 사례가 8601건으로 전체 환불 건수의 55.1%나 됐다. 환불 금액은 12억원에 달한다. 최 의원은 “건보 급여청구를 하지 않은 의료기관 중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곳에 대해 즉각적인 현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강남구 성형외과 92% 1년간 健保 청구 ‘0’
입력 2015-09-23 02:05 수정 2015-09-23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