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C의 공실률 줄이기 급급 논란… 섬유산업 지원 시설에 건설업체 등 마구잡이 입주

입력 2015-09-23 02:13
대구 섬유산업 지원을 위해 건립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의 임대율이 개관 3개월여 만에 95%를 기록했다. 하지만 입주한 기업의 절반 가량이 섬유와 관련 없는 업체들이어서 당초 설립 목적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문을 연 DTC는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섬유산업 발전·지원 명목으로 1130억원을 들여 4만9667㎡ 부지에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로 건립했다. 비즈니스센터와 다목적홀, 섬유박물관이 있다. 대구시가 3년 동안 25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현재 DTC는 50곳의 기관·업체가 업무·상업시설 120실 가운데 113실(95%)을 계약했거나 계약 예정이다. 두 달여 전 임대율 48%와 비교해 공실률이 확 줄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업무시설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기관·업체 42곳 중 18곳이 국제기구, 건축 설계업체, 요식업체 등 섬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이다. 섬유·의류와 관련된 업체는 24곳이지만 이 중 8곳 정도는 섬유 도·소매 업체들이다.

게다가 지난 7월 입주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 5·6층(32실)을 모두 사용하면서 공실률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자청은 섬유 관련 업체 지원을 약속하고 DTC에 입주했지만 사실상 입주 업체 중 투자할만한 곳은 많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 때문에 DTC가 서둘러 업체들을 모아 임대율 높이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