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2008∼2009년 9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살모넬라 땅콩버터’ 사고 파문을 일으켰던 식품회사 업주에게 사실상 종신형에 가까운 징역 2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8년형은 미국 식품 사고사상 업주에게 내려진 최고형이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조지아주 알바니 연방법원은 21일(현지시간) 땅콩버터 제조회사인 PCA의 전 사장이었던 스튜어트 파넬(61)에게 징역 28년형을 선고했다. 파넬의 동생이자 식품 브로커였던 마이클 파넬에게는 징역 20년형, 이 회사의 공장 품질관리 매니저였던 메리 윌커슨에게는 징역 5년형을 각각 선고하는 등 사건의 책임자들을 모두 엄벌에 처했다.
이날 재판에는 땅콩버터 오염 사고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배석해 사고 당시의 악몽을 증언했다. 사고 당시 세 살이었던 피해자 제이컵 헐리(10)는 땅콩버터 크래커를 먹고 2주간 구토 등의 증세에 시달렸다면서 “파넬이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장에 선 파넬은 떨리는 목소리로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러분 앞에 나와 용서를 구하고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2008∼2009년 미국에서는 PCA에서 제조한 땅콩버터를 먹고 9명이 사망하고 714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대규모 식품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조지아주 블레이클리에 있는 이 회사 공장에서 만들어진 땅콩버터가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공장 문틈으로 쥐가 드나들 정도로 위생 상태가 엉망이었으며, 회사 관계자들이 제품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사실을 알고도 선적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살모넬라 땅콩 버터’ 사건 美 업주에 징역 28년 선고
입력 2015-09-23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