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힐러리… 바이든, 사실상 불출마 선언

입력 2015-09-23 02:09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유세 현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CNN방송이 발표한 전국 단위 지지율 조사에서 42%를 기록해 경쟁자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을 크게 앞섰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말 한마디에 미 증시에서 바이오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바이오기술주 지수는 5%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바이오 분야와 관련이 있는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도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제약사들의 약값 폭리 실태를 접한 클린턴 전 장관의 분노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제약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일 이에 대처할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최근 전염병 치료제인 ‘다라프림’이 하루 만에 약값을 55배나 올린 사례를 보도하며 제약회사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판된 지 62년 된 다라프림의 소유권을 사들인 제약회사 ‘튜링’은 이 약 한 알의 가격을 종전 13.5달러에서 750달러로 올렸다.

클린턴 전 장관의 한마디에 제약사 주가가 폭락하자 시장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당선 가능성 1순위인 ‘대세론의 주인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CNN이 발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내 후보 중 42%의 지지율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4%)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달 초 CNN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격차가 10% 포인트였으나 18% 포인트로 벌어졌다. 조 바이든 부통령(20%)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클린턴 전 장관은 57%, 샌더스 의원은 28%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 격차가 더 벌어진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자 가톨릭 잡지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아마도 그 시간에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며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편 공화당 대선 주자 중에서는 스콧 워커 미국 위스콘신 주지사가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에 이어 두 번째 탈락자다. 이로써 공화당의 경선 후보는 15명으로 줄었다.

워커 주지사는 TV토론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정치 ‘아웃사이더’ 후보들의 돌풍에 밀려 지지율이 추락했다. 지난 16일 2차 TV토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1% 수준의 지지율에 머무르자 정치후원금도 말라붙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