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선교 125주년 … 해외 지도자 등 2000여명 감사성찬례

입력 2015-09-23 00:26

대한성공회는 다음달 3일 ‘자연 사람 하나님과의 화해’를 주제로 국내외 이웃과 함께하는 선교 125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유시경 교무원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국해군 군목 존 코프 신부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초대주교로 서품 받고 한국선교를 시작한 지 125년이 됐다”며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선교 비전을 다지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주교좌성당(사진)에서 열리는 125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는 국내 교단과 연합기관의 수장, 해외 성공회 지도자 등 2000여명이 참석한다. 캐서린 제퍼츠 쇼리 미국성공회 의장주교, 캔터베리 대주교 특사인 도널드 알리스터 영국 피터버러 교구장, 우에마츠 마코토 일본성공회 수좌주교 등 세계 성공회 지도자가 대거 한국을 찾는다.

행사 주제 말씀은 이사야 6장 8절에서 발췌해 ‘나를 보내소서!’로 정했다. 유 교무원장은 “과거 서구사회가 직면했던 것처럼 우리도 한국전쟁의 상흔, 세대간 갈등, 이념 대립으로 화해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목회자뿐 아니라 모든 크리스천이 갈등을 치유하고 상처를 싸매는 화해의 일꾼으로 부르심을 받았고, 그 소명에 따라 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성공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서울주교좌성당을 누구나 손쉽게 와서 기도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유 교무원장은 “광복 70년을 맞아 성당 앞에 있던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이 철거되면서 큰길에서도 손쉽게 성당을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화해를 위한 기도처로 활용할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 모인 헌금은 125주년 기념교회로 지정돼 다음달 26일 설립 성찬례를 드리는 제주 서귀포교회와 시리아 난민돕기, 북한 인도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성공회는 그간 해외 성공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운동기구 토픽(TOPIK·Towards Peace In Korea)을 통해 북한 특별경제구역 나선시의 인민병원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8월 앰뷸런스 1대를 보낸 데 이어 올해는 임신부를 위한 초음파기기 등 2000만원 상당의 의료장비를 전달했다.

나선 지역은 최근 태풍 ‘고니’로 큰 홍수 피해를 입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수해로 40여명이 숨지고 5240여 세대의 주택이 파손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 교무원장은 “해외활동가들은 인명피해 규모가 더 크다고 주장한다”며 “한국 정부가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