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충청·강원-양평 ‘하늘숲 추모원’] 설립 반대하던 주민들 “추모원 덕에 마을 활기”

입력 2015-09-24 02:02

“주민 대부분이 수목장림을 더 이상 혐오시설로 바라보지 않아요.”

국내 유일의 국유 수목장림인 하늘 숲 추모원이 들어선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에서 23일 만난 주민들의 반응이다.

수목장은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장묘제도지만 장사시설이라는 선입견과 우리 사회에 팽배한 님비 현상 등으로 대규모 수목장림 조성이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산림청이 2006년 8월 수목장림 후보지로 이 마을을 선정하자 주민들은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목장림 조성에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한 발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마을은 수목장림 조성을 반대하는 현수막으로 가득했었다.

산림청은 주민들이 요구한 장의차량 진입금지, 산촌생태마을 조성, 마을 간이상수도설치 등을 수용하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추모원이 개장된 지 6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반응도 크게 달라졌다. 추모원 조성 당시 마을 이장을 맡았던 김연수(55)씨는 “주민들이 수목장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수목장림 조성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주민 대부분이 혐오시설로 생각하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추모원 조성 반대에 앞장섰던 김명수(72)씨도 “수목장림이 공동묘지인 줄 알고 반대를 했었다”며 “이제는 추모원에 묻혀 자연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동면장을 지냈던 이창승(55) 양평읍장은 “수목장림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어려웠다”며 “추가로 조성되는 수목장림은 차질 없이 추진돼서 자연친화적인 장례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모원 직원 13명 중 마을 주민은 8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추모원에서 양평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홍용일(67)씨는 “수목장림이 들어선 후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조용했던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며 “마을의 식당도 장사가 더 잘돼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주민들도 시내에 나갈 때 셔틀버스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며 “추모원이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평=홍성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