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다시 급락… ‘안도 랠리’ 물 건너 갔나

입력 2015-09-22 02:33

안도 랠리(불안요인이 해소돼 증시가 반등하는 것)는 물 건너간 걸까.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직후인 18일 크게 올랐던 국내 증시는 21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대로 불확실성이 다시 시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27포인트(1.57%) 내린 1964.68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로 인해 금리 인상 시기에 관한 불확실성이 계속 남게 된 데다 연준이 동결 이유로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를 지목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업종 대부분이 하락했고 삼성전자(-3.11%) 현대차(-3.93%) 한국전력(-0.4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거 약세를 나타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동결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중국과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재차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말았다”며 “코스피의 흐름도 당분간 후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역대 두 번째로 긴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돌아오나 싶던 외국인투자자도 4거래일 만에 다시 ‘팔자’로 돌아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단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도 과거보다 강하지 않아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가 공격적이거나 추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로 11.9원이나 올랐다.

그렇다고 ‘안도 랠리는 없다’는 암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안도 랠리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겠으나 12월 FOMC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고성장주(헬스케어·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주, 기타 중소형주 및 코스닥 개별주) 중심의 주가 복원 시도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날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 경기 민감주들이 약세를 나타냈지만 현 시점에는 대형주가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수출주는 원화 약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 배당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도피처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당주도 도피처로 꼽힌다. 차지운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배당주 투자가 좋은 선택”이라며 “3년물 국채 금리가 이미 코스피 배당수익률에 근접한 가운데 대기업의 고배당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은 중소형주의 배당 수준 또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