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개신교 목사로 존경을 받아온 이집트 카스르 엘 두바라교회 므니스 압둘 누어(사진) 원로목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누어 목사는 1976년 부임해 2008년까지 담임 목회를 했으며 이 기간 동안 교회가 급성장해 8000여명의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했다. 기도와 복음전도는 목회의 두 기둥이었다. 그는 모든 사역은 기도에서 나온다고 확신했다.
신비한 기도 체험도 많아 85년 사다트 대통령 시절 급진주의자 명단에 올랐으나 기도를 통해 체포될 위기를 넘겼다. 2000년에는 총을 가진 무슬림 괴한 3명이 목양실에 침입해 위협했으나 의연하게 기도하는 누어 목사의 태도에 고개를 숙이고 세례를 받기도 했다.
누어 목사의 전도는 단순했다. 복음을 계속 외치는 것이었다. 이슬람국가 이집트의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노출시켜 언제나 복음을 들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수도 카이로의 중심부인 타흐리르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교회는 일주일 내내 성경공부와 기도 모임들이 끊이지 않았으며 금요일과 주일에는 대예배를 드렸다. 월요일에도 정기 기도회를 열었다.
2011년 이집트 혁명 시기엔 시위 부상자들을 치료하거나 피난처를 제공했다. 교회의 젊은이들은 광장으로 나가 모였던 사람들과 예배를 드리기도 했으며 무슬림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누어 목사는 성경 연구기관인 ‘해가이 연구소(Haggai Institute)’와 카이로복음주의신학교에서 25년간 교수로 활동했으며 10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집트 장로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비블리컬신학교에서 공부했다. 휘튼대에서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누어 목사의 장례예배가 열린 16일에는 교회 성도를 비롯해 다양한 종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정교회와 성공회, 가톨릭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슬람 수니파의 최고 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대학 대표도 참석했다. 한인 선교사들은 누어 목사를 사랑과 열정의 목회자로 기억했다.
누어 목사는 2007년 8월 2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은퇴하더라도 주님의 복음을 계속 전하고 싶다”며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해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이집트 므니스 압둘 누어 원로목사 별세
입력 2015-09-22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