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규 조달청장 “조달행정의 외연 넓혀 중소기업 성장 도울 것”

입력 2015-09-22 02:28

“조달행정의 외연을 넓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 등을 통해 사회발전을 유도하겠습니다.”

김상규(54·사진) 조달청장은 요즘 조달행정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했다. 연간 공공조달 규모가 115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조달행정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물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가격 중심에서 안전과 품질 중심으로, 계약업무에서 사후관리, 컨설팅 중심으로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김 청장을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조달청의 국제적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해외 조달시장 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우수 조달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글로벌 장터를 구축해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국제교류협력단(KOICA)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2000억원 규모의 해외원조자금에 중소기업들이 단계적으로 참여토록 해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 생각이다.”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해소 방안은.

“헬기 등과 같은 고기술 장비 등은 관행에 따라 실적과 규격을 제한하면 국내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외국 기업의 실적과 규격으로 입찰조건을 제한하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우수기업들이 설 땅이 없어진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제품을 우리 정부가 구매해줘야 국내 산업이 발전하고, 외국 수출길도 열린다. 입찰 방식을 개선해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국내 제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여행 서비스 상품 등을 개발했다는데.

“조달청은 전통적으로 물품이나 시설공사 계약업무에 비중을 뒀으나 최근 들어서는 서비스 또는 서비스와 물품을 결합한 구매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내수를 일으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공공조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구매규격 사전공개제도’란 뭔가.

“공공구매는 산업발전 견인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정부가 입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입찰비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이 입찰 과정에서 구매규격을 비공개 제한함으로써 아직도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조달청이 1995년부터 실시해온 ‘구매규격 사전공개제도’를 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도 도입, 공공조달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도록 노력하겠다.”

-평소의 공직관은.

“어린 시절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면서 자랐다. 헌장의 내용 중 ‘나라의 발전이 나의 발전의 근본’이란 대목을 되새기며 공직생활을 해왔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달 직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 전문성, 청렴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