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구약학회(회장 차준희)는 지난 18일 서울 신촌 연세대 신학관에서 ‘성서와 기도’라는 주제로 제99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신·구약에 나온 이스라엘의 기도를 인용하며 한국교회의 기도 방향을 제시했다.
‘구약성서와 기도: 우리의 고백기도를 통해 본 성서적 기도’에 대해 발표한 이영미(한신대) 교수는 “예레미야애가 3장과 느헤미야 9장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거역한 죄악 때문에 심판을 받은 것으로 여기고 진정한 참회기도를 했다”면서 “이를 통해 절망에서 소망으로의 전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회복되기 위해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빛과 소금으로 살지 못한 데 대한 회개기도가 우선돼야 한다”며 “언약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불의로 인해 발생한 고난을 인식하며 고통당하는 자들의 아픔에 동조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수(평택대) 교수는 ‘신약성서의 기도: 그 다양성과 통일성’에 대해 발표하며 신약에 나온 사도 바울, 예수의 제자인 누가와 사도 요한의 기도관을 비교했다. 김 교수는 “사도 바울은 기도에 있어 성령의 역할(롬 8:26)을 강조했다”며 “특히 인간의 연약함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고후 12:9)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가는 누가복음에서 ‘끈질기게 간청하는 기도’를 부각시켰는데, 인간의 요청에 따라 하나님이 역동적으로 역사하신다는 누가의 기도관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도 요한은 ‘예수 이름으로’ 하는 기도를 강조했다”며 “예수 이름으로 하는 기도를 통해 예수가 하나님과 함께 삼위일체를 이루는 신적 존재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김수천(협성대) 교수는 ‘신을 향한 갈망: 관상기도의 역사와 적용 고찰’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관상기도는 생각과 마음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이라면서 “관상기도는 서양 기독교 전통에서 ‘렉시오 디비나’ 기도, 동방정교회에선 ‘예수기도’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렉시오 디비나는 침묵 속에서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고, 예수기도는 반복되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 초점을 둔다.
김 교수는 “매일 감사·회개기도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간구기도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집중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며 “침묵기도를 통해선 하나님과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주님과 깊은 교제를 경험하며 중보기도를 할 때 중보하는 사람의 어려움을 깊이 헤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한국교회 회복 위해선 회개기도가 우선”
입력 2015-09-22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