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VW)그룹이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를 디젤 차량에 설치한 혐의로 50만대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회수(리콜)하라는 명령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속임수’를 쓴 혐의가 인정되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되는데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VW그룹은 자사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 디젤 차량에 배기가스 검사 시에만 차량의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가동시키고 평상시에는 배출 통제 시스템 작동을 중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문제의 차량이 실제 주행 때 배출하는 산화질소의 양이 차량검사 때보다 최대 약 40배까지 많았다는 게 EPA의 설명이다. 리콜 대상은 총 48만2000대다. 미국에서 팔린 VW 상표 승용차 가운데 ‘제타(사진)’ ‘비틀’ ‘골프’는 2009년형부터 2015년형까지, ‘파사트’는 2014∼2015년형이 해당한다. 아우디 상표 ‘A3’는 2009∼2015년형까지다.
EPA는 “이런 차단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고 공중보건을 해치는 일”이라며 VW에 ‘위법행위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 캘리포니아주 정부도 VW그룹 미국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VW그룹은 리콜로 인한 손실을 입는 것 외에도 혐의가 사실로 판정될 경우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원)까지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EPA는 자동차 매연과 대기정화법(CAA) 위반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꼼수 장치’ 리콜 폭스바겐, 21조 벌금폭탄 위기… 배기가스 배출량 속이는 SW 디젤차에 설치한 혐의
입력 2015-09-21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