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4)과 노승열(24·나이키)은 라이벌이자 동갑내기 친구사이다. 둘은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해외 투어로 눈을 돌려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안병훈은 유럽 투어(EPGA)로, 노승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가면서 주 무대가 갈렸다. 올해 유럽 1부 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5월 메이저대회인 BMW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노승열은 2010년 유럽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지난해 PGA 투어 취리히클래식을 제패했다. 하지만 두 선수 다 국내 우승 경험이 없었다. 안병훈은 2012년 국내에서 열린 유럽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한 바 있지만 순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 출전 자체가 없었고, 노승열은 2008년 매경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2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파71·6953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제31회 신한동해오픈 4라운드에서 둘은 우정을 걸고 우승컵을 다퉜다. 3라운드까지 8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만큼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1만4700명이 넘은 갤러리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승부는 팽팽했다. 노승열이 한발 앞서가면 안병훈이 추격하는 양상이 4차례나 이어졌다. 노승열이 한수 위였던 주니어 시절을 연상케 했다. 17번홀까지 12언더파로 팽팽하던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 와서야 갈렸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드라이버샷의 정확도였다. 페어웨이를 지킨 안병훈이 세컨드샷을 홀컵 5m 지점에 떨군 반면 러프에서 날린 노승열의 세컨드샷은 홀컵을 20m나 지나쳤다. 노승열의 버디퍼트가 짧아 홀컵 2m 앞에 멈췄고 안병훈은 버디퍼팅을 홀컵에 바싹 붙여 먼저 파로 홀아웃 했다. 결국 노승열의 절박한 파퍼팅이 홀컵을 돌아 나오면서 기나긴 승부가 마감됐다.
안재형, 자오즈민 ‘한·중 탁구커플’의 외동아들인 안병훈은 “우승했어도 웃질 못했다. 친구도 잘 쳤는데 마지막 실수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친 그는 KPGA 투어 첫 출전에서 값진 승리를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50위내 진입이 확실시되는 안병훈은 5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도 마스터스 티켓을 노리고 있다. 미국 PGA 투어 진출이 내년도 꿈이다.
한편 이날 강원 춘천 엘리시안 강촌 골프장(파72·6450야드)에서 개최된 KDB 대우증권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는 박성현(22·넵스)이 막판 뒷심의 진수를 선보이며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인천=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안병훈, 라이벌 친구 노승열 꺾었다… 신한동해오픈 우승
입력 2015-09-21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