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선생님 만나고 웃음 찾았어요”… 육군 3군단 다문화가족 교육

입력 2015-09-21 02:21
3군단 장병들이 다문화가족과 산촌지역 어린이를 위한 선생님으로 변신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이규원군이 기타를 배우고 있는 모습. 육군 3군단 제공

강원도 인제군 하남초등학교 1학년인 변진서(7)양은 매주 토요일만 되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토요일은 군인 선생님, 다문화가족 친구들과 함께 국어와 영어, 수학, 통기타를 배우고 레크리에이션도 즐기는 날이기 때문이다. 몸이 아픈 아버지와 농사일에 매달려있는 베트남 국적의 어머니 때문에 주말이면 혼자나 다름없는 진서에게 군인 아저씨는 다정한 오빠이자 선생님이다.

필리핀 국적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이규원(8)군은 친구들과 다른 외모, 서툰 우리말 때문에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군인 선생님을 만난 지 3개월 만에 얼굴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얻었다. 우리말 실력이 부쩍 늘은 이군은 요즘 군인 선생님에게 기타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육군 3군단 장병들이 다문화가족 어린이들의 선생님으로 변신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 군에서 다문화가족 학습지원에 나선 것은 3군단이 처음이다.

3군단은 지난 5월 다문화가족과 산촌지역 어린이들의 학습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연을 접하고 군단 예하 부대인 공병여단과 103통신단, 포병여단에서 정예 요원 23명을 선발했다. 이들 군 장병은 매주 1차례 다문화가족 어린이 10명, 서화·월학초 초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국어와 일어, 중국어, 영어 등 교육 재능기부를 실천 중이다.

특히 장병들은 중국 베이징대, 미국 앵커리지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 국내외 명문대에 재학 중 입대한 우수한 자원들이다.

김순옥 인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군인 선생님들은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눔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어 강사인 박성준 일병은 “한국전쟁 때 육군 대위로 참전했던 외할아버지는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늘 말씀하셨다”면서 “군인 신분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인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