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는 디자인을 강조한 풀메탈 스마트폰을, 갤럭시 노트와 아이폰6s 등과 대적할 고가폰 시장에는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투트랙’ 전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제조사로서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5에도 참여한다.
첫 번째 카드는 풀메탈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21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클래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출고가가 39만9300원인 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 측면과 후면을 알루미늄 소재로 마감한 것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 금속 소재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면 유리 양쪽 끝은 둥글게 처리해 손에 쥐었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 클래스는 G4와 같은 이미지 센서가 사용돼 카메라 화질도 뛰어나다. 보급형이지만 사용성과 디자인을 강화해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다. 클래스는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A5(48만4000원)나 SK텔레콤 루나(44만9000원)보다 가격이 낮다. 이통사들이 보조금 지원을 넉넉히 해준다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1일에는 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의 역작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구글은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행사를 개최한다고 언론에 초대장을 발송했다. 새로운 레퍼런스폰(구글이 제조사들에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 넥서스5(2015년형)를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넥서스5는 두 가지 종류이며, 제조사도 두 곳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5인치 크기의 제품을, 중국 화웨이는 6인치 넥서스5를 각각 담당한다.
LG전자는 이미 넥서스4, 넥서스5(2013년형)를 제조하며 구글과 협업을 해왔다. 넥서스는 구글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납품받는다. 구글 브랜드를 달지만 LG전자 매출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넥서스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세 가지 제품이 모두 시장에 나오면 LG전자는 그동안 부족했던 스마트폰 라인업을 양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보강하게 된다. 특히 중저가 쪽에서 경쟁력이 강화된다. 상반기에 출시한 G4는 출고가를 69만9600원으로 인하한 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LG전자의 어려움이 제품 자체가 아니라 가격 때문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만만하지는 않다. 클래스는 디자인과 카메라는 눈여겨볼 만하지만 기타 사양은 A5나 루나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라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미지수다. 새로 공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역시 눈에 띄는 새로운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파워에서 애플과 삼성에 밀리는 LG전자가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새로운 넥서스5도 국내에 출시된다면 LG전자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지만 당장 국내 출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에도 넥서스는 국내에 몇 개월 늦게 나왔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전자 ‘투트랙 전략’ 통할까… 스마트폰, 보급형·프리미엄 동시 출격
입력 2015-09-21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