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번째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사진)가 강풍이 불 때 자기부상이 잘 안되는 등 각종 결함으로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항 자기부상열차는 당초 2013년 9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시운전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돼 수차례 개통 일정이 연기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하자 393건 중 대부분은 해결됐지만 14건은 여전히 보완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해안가 지역인 영종도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 강풍이 불면 자기부상이 잘 안돼 태풍이 오면 속도를 늦춰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비가 올 때는 전력이 차단되는 문제가 발생해 휴즈의 강도를 적정하게 바꾸는 등 조치를 하고 있으나 완벽하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우천 때 전력 차단으로 인한 차량운행 중단, 강풍시 열차 운행 중 열차가 가라앉는 부상착지 현상, 열차 정위치 정차 실패 등이 주요 하자로 꼽혔다.
413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자기부상열차의 개통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이미 유지보수 비용 등으로 6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통시기를 놓고 사업 주관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사업 인수기관인 인천시 간에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조만간 개통 준비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는 하자 보완작업 완료 시한인 11월 20일까지 지켜본 뒤 인수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고철로 썩히는 것보다는 관광객을 위한 용도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정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4500억원 가량이 투입된 자기부상열차에 대해 너무 안전만 강조하다보면 개통이 어려울 수 있어 운영의 묘를 살려 내년 상반기에 개통할 생각”이라며 “전철도 고장이 나면 고쳐 쓰듯이 자기부상열차도 운영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추진되는 인천공항의 자기부상열차 사업은 총 3단계로 나뉘어 2020년까지 진행된다. 1단계 노선은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용유역 구간 6.1㎞ 구간에 건설됐다. 2단계 구간은 차량기지∼국제업무지역(9.7㎞), 3단계 구간은 국제업무지역∼인천공항(37.4㎞)에 건설될 예정이다. 사업비 4149억원은 국비 69%, 시비 6%, 인천공항공사 25% 비율로 분담했다.
홍순만 시 경제부시장은 “인천국제공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기부상열차를 ‘타보자’고 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뜨지도 가지도 못하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입력 2015-09-21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