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공룡’에서 혁신 선도社로 LH 변신 이끈 ‘소통 리더십’

입력 2015-09-21 02:38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박근혜정부 들어 공기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선도적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한때 천문학적 규모의 만성 부채로 ‘부채공룡’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2013년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CEO의 소통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 임직원이 손을 맞잡고 부채 축소와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선 지난 8월 27일 전격 합의를 이끌어낸 전 직원 임금피크제 도입은 이 사장과 현장 직원들의 소통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이 사장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도권 광역본부를 방문하고 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제도를 설명했다. 사내 게시판에는 경영현안 대화마당을 신설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이사회 의결까지 마친 LH는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2016년까지 12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신규 채용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이 사장은 구조조정 시 노조 사전동의 폐지, 퇴직금 평균 1200만원 감소 등 방만 경영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노조의 동의를 얻기 위해 노조위원장 및 대의원들과 2박3일간 워크숍을 갖기도 했다.

임직원들의 혁신 의지로 부채 감축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말에는 93조2000억원 수준까지 부채를 줄였다. 가장 많았던 2013년 연말과 비교하면 무려 12조5000억원 정도 줄어든 수치다. 올 들어서만 7개월 만에 5조5000원 넘게 부채를 감축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와중에도 LH는 행복주택, 뉴스테이 등 굵직한 정부정책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오는 10월 첫 입주가 예정된 서울 송파 삼전지구 행복주택은 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뉴스테이는 1차 공모를 무사히 마친 데 이어 연내 2, 3차 공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90만명 이상의 국민이 대상이 되는 주거급여 사업도 1년3개월의 사전 조사와 시범사업 진행, 시스템 구축 등을 완료하고 지난 7월 20일부터 본격적인 지급에 나섰다.

LH는 향후 전사적 차원에서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우선 사업비 투자 금액을 5600억원 추가로 확대하고, 기존 계획된 16조2000억원의 사업비는 조기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본사 진주 이전에 따른 지역 특화형 사회공헌활동 등 전 직원이 참여하는 내수 진작 프로그램을 발굴·시행하기로 했다. 지난여름에는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직원들이 하계휴가를 최대한 사용해 가족단위 국내 여행을 실시토록 독려했다.

LH 관계자는 20일 “국민의 불신과 비난을 신뢰와 사랑으로 바꾸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의 존립 기반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전 임직원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