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의 최준호(56·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사진) 한국 총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프랑스 통이다. 양국의 주요 문화예술 교류에는 그가 늘 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파리3대학 유학시절이던 1993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제 및 한국종합예술제 준비작업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95년 파리에서 개최된 한국문학포럼, 98년 아비뇽연극제의 ‘한국의 해’, 2002년 파리가을축제 한국 주빈국, 2006년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 등의 숨은 주역이다. 2008∼2011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 시절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파리 공연을 추진해 프랑스에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문화예술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 문화예술이 해외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불 상호교류의 해’는 일찍부터 준비됐기 때문에 한국 공연이 주요 극장의 시즌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었다. 아티스트들 역시 제대로 개런티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다른 문화예술 교류의 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는 2013년 초 조직위원회를 구성, 긴 준비기간을 가진 덕분에 영화, 연극, 음악, 무용, 전시,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리게 됐다. 2015-2016 시즌 프랑스 전역에서 공식적인 행사만 꼽아도 150여건 펼쳐지고 내년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60여개가 확정됐다.
최 총감독은 “교류의 질을 한 차원 높이는 한편 지속성을 갖는 방향으로 양국 문화예술 기관과 아티스트들의 만남을 주선했다”며 “이번에 한국 문화예술이 전통부터 현대까지 다채롭게 소개되는 만큼 앞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 교류에서 아티스트와 달리 기획자는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20년 넘게 지치지도 않고 한국과 프랑스의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양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해결사’로 통할 만큼 많은 일을 거침없이 해 냈다.
그는 “파리에서 유학하면서 프랑스의 합리적인 문화예술 정책과 튼튼한 시스템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 문화예술계가 제도와 정책에 취약한 부분이 많은데, 프랑스와의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음으로써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길 늘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장지영 기자
[Paris in 종묘제례악] 최준호 한국 총감독 양국 문화교류 숨은 주역… 佛 한류 열풍에 기여
입력 2015-09-21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