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피감기관 등을 상대로 한 막말과 인신공격성 발언이 난무하는 ‘저질 국감’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인격훼손 발언이나 윽박지르기, 고압적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막말 사례’를 일일이 거론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재벌의 하수인”(홍종학 의원),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실패작”(우원식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향해) 얼굴은 뻘게지셔 가지고…”(박영선 의원) 등이 지적됐다.
특히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전날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가 ‘재벌 하수인’ 발언에 대해 규탄 성명을 낸 데 “오죽하면 국회의원들의 인신공격성 막말을 사실상 범죄행위라고 규탄했겠느냐”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복지부 국감에서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이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여직원 성희롱 의혹을 캐물으면서 되레 성희롱 발언을 한 것도 지적됐다. 김 의원은 당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회장 ‘물건’(성기를 지칭) 좀 꺼내봐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인신공격성 표적 국감의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면서 맞불을 놨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정조준한 새누리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일베(일간베스트) 수준의 조잡한 질의” “국회의 위신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감 무용론, 정치 불신을 확산시키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 아들 병역 비리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는데도 총선에서 유리한 지형을 확보하려는 셈법으로 박 시장을 깎아내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너무 창피해 (야당 의원과) 같이 앉아 있기도 힘들다”(나성린 의원), “오리온 초코파이를 먹고 싶은데 롯데 초코파이가 자꾸 앞에 있어요”(김상민 의원) 등을 새누리당의 대표적 ‘막말 행태’로 꼽았다. 아울러 최 부총리가 “아니, 뭘 답변하라는 겁니까. 제가 머리가 나빠서요. 7분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까 뭘 답변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변한 대목은 ‘피감기관의 안하무인(眼下無人)’ 케이스로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박대동,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각각 ‘한·일 축구 시합에서 한국을 응원하느냐’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중단해 달라’고 말해 ‘저질 질의’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김경택 최승욱 기자
막말 또 막말… ‘저질 국감’ 비난 쏟아지자… 여야, 볼썽사나운 “네탓” 공방
입력 2015-09-19 0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