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몰카 공포’

입력 2015-09-19 02:20
언제 어디서 찍힐지 모른다는 ‘몰래카메라 포비아’(몰카 공포증)가 확산되자 대학들이 몰카 탐지에 나섰다. 고성능 탐지기를 구입하고 화장실을 전수조사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서울 홍익대 여자화장실에서 전등 스위치로 위장한 몰카가 발견되기도 했다.

동국대는 서울캠퍼스에서 ‘안전한 화장실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구입한 적외선 몰카 탐지기로 다음 달 15일까지 교내 여자화장실 91곳과 외진 곳 등 위험지역을 샅샅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행정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캠퍼스 폴리스’와 학교 보안 인력이 교내 26개 건물별로 매달 두 차례 몰카 탐지를 한다. 여자화장실 벽면에 설치된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한다. 화장실 주변에는 CCTV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학교 인권센터는 12월 18일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권 존중과 양성평등 의식 향상을 위한 특강도 진행한다.

동국대 측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몰카 범죄에 대한 학생들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몰카 범죄의 대상이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여자대학들은 더 적극적이다. 덕성여대는 지난 2일 전문 보안업체에 의뢰해 교내 15개 건물 화장실 200여곳에 몰카가 설치돼 있는지 뒤졌다.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후 학생들이 학교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이달 초 학교 측에 공문을 보내 몰카 탐지를 요구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9일 교내 화장실을 점검했다. 이화여대는 2013년에 적외선 몰카 탐지기를 구입했다. 매년 한 번씩 하던 화장실 전수조사는 올해 두 차례로 늘렸다.

숙명여대는 지난 9∼10일 교내 18개 건물의 261개 화장실과 샤워실 라커룸 등에 대해 몰카 탐지를 실시했다. 서울여대 등은 몰카 범죄 대책을 논의 중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