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⑨ 경기도 용인 아름다운우리교회 이동훈 목사 인터뷰

입력 2015-09-21 00:33
지난 12일 아름다운우리교회에서 만난 이동훈 목사는 “청년들이 복음의 맛을 제대로 알면 세상 문화를 거뜬히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만난 아름다운우리교회 이동훈(42) 목사는 자신을 ‘신앙의 모험가’라고 소개했다. 이 목사의 모험 정신은 청년 18명과 찬양선교단을 만들어 사역하던 전도사 시절부터 빛을 발했다. 연습실이 없어 어렵게 구한 빌라 지하 공간에서 몇 개월 만에 쫓겨나는 위기를 맞았지만 500만원을 갖고 개척을 결단했다. 함께 했던 청년 18명이 그 어떤 군사보다 강한 하나님의 군대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대형교회의 후임 목회자 제안도 그 믿음을 꺾진 못했다.

18명과 함께 시작한 교회는 1년 만에 출석 성도 150명이라는 부흥의 벽돌을 쌓아올렸다. 이 목사는 헌신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다른 청년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킨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다음세대가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청년들의 신앙 열정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환경을 교회가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는 “교회가 청년들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교회가 청년들에게 헌신과 봉사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알려주는 것이 청년 크리스천을 살리고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길이라는 게 이 목사의 지론이다.

이 목사는 목양실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노크를 하고 들어오는 청년들에게 “손님 왔다고 내숭은…평소처럼 해(웃음)”라며 죽마고우 대하듯 너스레를 떨었다. 오랜 친구처럼 성도들과 격의 없이 지낸 시간들이 엿보였다.

면적 600㎡ 남짓인 아담한 교회 곳곳을 소개할 때는 본당 페인트칠이며 사무실 도배, 음악실 방음재 부착까지 청년들과 손수 땀 흘리며 공간을 꾸미던 이야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들려줬다.

이 목사는 “관계맺음을 통해 마음을 열면 내재됐던 신앙의 열정이 터져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며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예배를 놓고 갈등하던 청년들이 성경공부와 선교 준비를 위해 왕복 3∼4시간 오가는 것조차 행복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다”고 전했다.

청년과 선교가 중심인 목회 현장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아름다운우리교회의 사역 방향에 대해 묻자 이 목사는 “모든 성도가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공동체라면 나이는 문제될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필리핀과 이탈리아에 이어 캄보디아에도 선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푸드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고 복음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뿐 아니라 장년 성도들도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요리를 선교와 접목시킨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광고 음악이 있어요. ‘맛을 봐야 맛을 알지’ 하는 간장 광고입니다. 세상의 루저들이었던 청년들이 복음의 맛을 제대로 알면 말하지 않아도 세상 문화를 이겨냅니다. 교회가 복음의 간장 공장이 돼 준다면 이 땅의 청년들이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겁니다.”

용인=글·사진 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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