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해고하고 본인 연봉은 3배로… 피오리나, 그녀가 CEO 때 일을 알고 있다

입력 2015-09-19 02:14
칼리 피오리나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가 HP CEO 재직 시절 3만명을 해고하고(사진 위) 호화 요트를 샀다는 내용의 선거광고. 워싱턴포스트

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에서 칼리 피오리나(61) 후보가 논리적이고 명쾌한 답변으로 타 후보들을 압도하며 조명을 받았지만 그녀의 ‘과거’ 때문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WP는 ‘이 한 편의 광고가 피오리나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0년 미국 공중파를 탔던 광고 한 편을 소개했다. 이 광고는 당시 피오리나가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도전했을 때 경쟁자였던 민주당의 현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이 제작해 방영한 것이다.

피오리나는 통신회사 AT&T의 영업사원부터 시작해 컴퓨터 회사인 휴렛팩커드(HP)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보기술(IT) 업계 최고의 CEO로 꼽혔던 그녀가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출마하자 선거 판도는 크게 출렁거렸다. 하지만 복서 의원은 HP 시절 피오리나가 취했던 조치들을 담은 이 광고로 피오리나의 지지율을 곤두박질치게 했다.

광고는 피오리나가 HP CEO로 취임한 뒤 3만명의 직원을 해고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미국 일자리는 자르면서 아웃소싱을 통해 중국의 일자리는 늘려줬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직원을 해고하면서 자신의 연봉은 3배로 늘렸다고 질타했다. 또 직원 해고 뒤 피오리나가 임원용 자가용 비행기 5대를 사들였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녀가 높아진 연봉으로 수백만 달러짜리 개인용 초호화 요트를 사들였다고 비판했다.

당시 정치 신인이면서도 복서 의원을 역전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피오리나는 이 광고가 방영된 직후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해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다. WP는 “현재 미 대선은 부의 불평등 문제가 핵심 의제”라며 “피오리나를 공격했던 내용이 이번에도 그녀의 지지율을 깎아 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토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피오리나가 HP를 몰락시켰다”고 몰아붙이는 등 이미 다른 후보들도 피오리나의 CEO 경력을 계속 물고 늘어질 태세다. 피오리나는 1999∼2005년 HP의 CEO로 재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