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창당 60주년을 맞았다. 민주화와 두 번의 정권 창출이라는 역사를 가진 제1야당이지만 과거의 영광보다는 시급히 풀어야 할 눈앞의 과제가 더 많은 것이 창당 60주년 기념일의 현실이다. 문재인 대표는 창당 기념행사 인사말에서 “(오늘은) 한편으로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당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내홍 수습이다. 지난 16일 ‘공천혁신안’이 당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지만 그 과정에서 계파 갈등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전날 당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중앙위 상황과 관련해 “조직화된 세에 의한 힘의 과시”라며 “세 과시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문 대표 재신임 투표 여부를 놓고 당은 오히려 더 깊은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한 당직자는 “이른 시일 내 당내 갈등을 정리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분당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혁신안 실천과 당명 정리도 현실적인 문제다.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당명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 가운데 아직도 우리 당을 ‘민주당’으로 부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며 “(당명 관련)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마포구에 당사를 두고 있는 원외 정당 ‘민주당’이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정치연합의 당명 무단도용 행위’ 단속을 요구하는 등 당명 되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위를 통과한 혁신안을 실천해내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비주류 진영이 ‘김상곤 혁신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면 다면평가와 (경선) 결선투표 등 당내 반발이 많은 사안들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원심력을 구심력으로 전환하는 것도 시급하다. 문 대표는 전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물론 정의당까지 합해 ‘하나의 당’으로 가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정가에서는 ‘야권 분열 시 20대 총선은 필패’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도 야권 신당 출현이나 분당이 현실화되면 100석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천 의원의 한 측근은 “새정치연합이 정권교체에 대한 준비 없이 당내 계파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어 (천 의원이) 탈당한 것”이라며 “합당 가능성은 제로”라고 일축했다. 국민모임 등 시민사회 세력과 4자 연대를 추진 중인 정의당도 총선 승리를 위한 합당은 논외라고 밝혔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노동개혁 등 시급한 정치 현안에 대해 함께 해법을 마련하는 차원의 정책연대는 가능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을 합치는 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창당 60주년’ 새정치민주연합 앞에 놓인 과제는… (1) 내홍 수습 (2) 혁신안 실천 (3) 원심력 차단
입력 2015-09-19 03:37 수정 2015-09-19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