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의 사나이’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 홈 데뷔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1차전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와의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2골을 넣었다. 팀이 0-1로 뒤진 전반 28분 코너킥을 문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만든데 이어 2분 뒤에는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뽑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으로 3대 1 승리를 거뒀다.
16살에 독일로 유학을 간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최근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뽑으며 이름을 떨쳤다. 이에 지난달 축구의 본고장인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거로의 꿈을 이뤘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며 레버쿠젠에 지급한 2200만 파운드(약 400억원)은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다.
그러나 데뷔전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13일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그렇다 할 골 찬스를 만들지도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곧바로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섰다. 카라바크전에서 그야말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토트넘이 기록한 슈팅 16개 가운데 5개가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고 이중 3개가 골문 안쪽을 향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을 통틀어 최고인 9.2점의 평점을 매겼다. 손흥민이 후반 23분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가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공격진 어디서든 뛸 준비를 하라’는 특명을 내렸고, 손흥민은 이를 완벽히 수행했다. 13일 선덜랜드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출격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매우 대단한 홈 데뷔전을 치렀다”면서 “그는 매우 좋은 선수다. 그는 훌륭한 골을 넣었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은 “상당히 만족하고 인상적인 데뷔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빨리 최전방 공격수를 할 줄 몰랐다. 감독님이 그만큼 믿어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위치든 감독님이 나에게 믿음을 주시면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깊은 인상을 받은 손흥민에게 새 별명을 지어줬다. 대다수 영국 매체는 토트넘의 역전승을 전하면서 제목에 ‘손 샤인즈(Son shines)’라는 표현을 넣었다. 그만큼 손흥민의 활약이 빛났다는 의미다.
모규엽 기자
400억원의 몸값을 증명하다… 손, 토트넘 홈 데뷔전 멀티 골
입력 2015-09-19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