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선발투수 없는 한화… PS 가물가물

입력 2015-09-19 02:32

‘퀵후크’(quick hook·3실점 이하 선발 투수를 6회가 마치기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리는 것)의 역효과일까. 한화 이글스에서 10승 투수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한화는 올 시즌 LG 트윈스와 함께 유이하게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돌풍의 중심에 서며 10승 투수 배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5강도 가물가물하다.

전반기까지 한화는 외국인 선발 미치 탈보트가 8승, 토종 선발 안영명이 7승을 올리며 무난하게 10승 투수를 배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추락을 거듭하며 둘 다 10승 문턱에 머물러 있다. 탈보트는 7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8승을 거둔 이후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치고 있다. 6월 16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서 7승을 한 안영명도 이후 15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79로 주춤하고 있다.

무너진 선발을 대신해 마운드를 지켰던 권혁(9승)과 송창식(8승)도 안정감 면에서 전반기만 못하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한화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한 팀이 된다.

한화는 올 시즌 선발투수를 빠른 타이밍에 교체하며 5강 싸움을 이어왔다. 그러나 투수진의 동반 부진으로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점점 밀려나는 모습이다. 김성근 감독의 이러한 퀵후크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한화는 올 시즌 59차례 퀵후크를 실행했다. 퀵후크가 8차례에 그친 1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조적이다. 삼성은 장원삼(9승)을 제외한 선발 4명이 10승을 넘어섰다.

한화는 현재 에스밀 로저스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이 없다.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선발 투수가 당일 결정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매일이 총력전이다. 17일 현재 5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가 2.5게임으로 벌어진 터라 남은 경기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올려야 5강 진입이 가능하다. 매 경기 선발의 호투가 절실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