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집이나 카페에서 감독관 없이 치를 수 있게 하는 등 석연찮은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17일 보건의료연구원 국정감사에서 “올해 1차 전형 필기시험 응시자들은 집과 직장, 인근 카페에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시험을 치렀다”며 “감시나 감독이 없어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가 얼마든지 가능한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응시자를 한 장소에 모아 필기시험을 보게 했지만 올해부터 방식을 바꿨다. 이 의원은 “개별 실시 형태로 변경하겠다는 내부 결재 내역조차 없어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연구원의 채용 지침에는 과목마다 만점의 40% 이상을 받아야 필기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두 지원자가 특정 능력평가에서 31.1점과 36.7점을 받았음에도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직무평균 60점 이상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선정하는 게 지침”이라고 해명했다.
면접심사위원 구성도 다른 공공기관과 달랐다. 연구원 인사팀이 복지부 산하기관 실·부장급을 중심으로 자체 면접심사위원 명단을 짰다. 다른 공공기관은 대부분 전문면접회사를 통해 무작위로 심사위원을 구성한다.
연구원 측은 “사전 내부 결재 절차가 있었지만 채용을 최종 확정하기 전 필기 절차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해 채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용에는 9명이 응시해 5명이 면접시험을 치렀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보건의료연구원 이상한 채용 시험
입력 2015-09-18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