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호황’ 편의점… 너도나도 “진출하고 보자”

입력 2015-09-18 02:16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가시지 않은 지난 7월 편의점 업계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4%나 성장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통적 강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성장률이 각각 -1.8%, 0.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중 편의점이 거의 유일하게 성장을 지속하자 진출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위드미’로 시장에 진입했고 16일에는 서희건설이 ‘로그인’ 점포 96개를 인수하면서 편의점 사업 개시를 선언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휴게소 운영 경험 등을 살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편의점 업계에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존 편의점 업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CU는 지난달 말 편의점 업체 중 처음으로 점포 수 9000개를 돌파했다. GS25는 이보다 조금 적은 8951개를 기록했고, 세븐일레븐도 7644개 점포를 보유 중이다. 상위 3사의 점포 숫자만 놓고 보면 올해 초보다 1708개 증가했다. 가맹점주와의 ‘갑을 논란’이 있었던 2013년 다소 주춤했던 점포 숫자가 올 들어 증가세를 회복하고 있다.

자체브랜드(PB) 제품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CU는 지난달 중국 최대 유통사인 화롄그룹을 통해 편의점 PB 상품 등 국내 우수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키로 했다. CU 관계자는 “2013년 이전까지 점포 숫자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후에는 점포 수 경쟁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확장하는 쪽으로 업계가 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 등의 사례를 감안할 때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고, PB 제품 출시로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일본 편의점 숫자는 5만2872개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일본 편의점 업계도 1990년대 고성장 이후 2000년대 1% 저성장을 겪었지만 다양한 먹을거리와 새로운 PB 제품 출시로 저성장에서 탈피해 혁신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물론 시장 참여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위드미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점포 수 1000개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지난달 말 기준 점포 수는 821개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기존 유통업과 다른 측면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