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에 이어 감원(減員) 바람이 삼성 전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그러나 지난달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청년 일자리 20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향후 2년간 3만명의 청년 채용을 약속했다. 정부의 무리한 청년 채용 압박이 기존 인력 감축이라는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한 금융계열사는 이달 초부터 비공식적인 인력 감축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공식적인 희망퇴직 공고를 내는 대신 내부적으로 퇴직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해 일대일 면담을 통해 위로금 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주 대상은 10년차 이상 고졸 출신 여직원, 성과가 떨어지는 부장급 3년차 이상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사측에서 ‘내년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위로금 없이 강제 퇴직이 가능하다’며 강하게 퇴직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실적 악화 여파일 수 있지만 정부의 청년 고용 창출 행보를 따라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반도체를 제외한 실적 부진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 구조조정은 매년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실시하는 사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20+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경제계가 16만명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협력선언문을 발표했고, 삼성은 이 중 3만명을 책임지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위해 기존 인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관련기사 2면
세종=이성규 서윤경 기자
[단독] 삼성 금융계열사들 인력 구조조정 착수
입력 2015-09-18 03:06 수정 2015-09-18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