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재신임 투표, 낙관 못하지만 끊임없는 분란 해소해야”

입력 2015-09-18 02:3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당 중앙위원회의 공천혁신안 통과와 자신의 재신임 투표 문제, 당내 계파갈등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이동희 기자
“난들 재신임 투표가 하고 싶겠어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한 일성이다. 문 대표는 “위험 부담을 짊어지고 가고 싶지는 않은데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 ‘문재인으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하니 분란을 해소하기 위해 재신임 투표 말고 다른 방법이 없지 않으냐”며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비주류의 반대 움직임을 ‘기묘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만큼 발언 곳곳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중앙위 결과를 평가해 달라.

“중앙위원들이 혁신안에 대해 다 찬동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 모두가 친노도 아니다. 불만스러운 점도 있지만 혁신이 좌절되면 우리 당은 더 큰일이라는 인식들이 혁신안 통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 필요한 자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재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강행할 것인가.

“재신임 투표 결과를 낙관적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호남 민심이 좋지 않다고 다들 한결같이 말하는데 그게 낙관적일 수 있겠느냐. 끊임없는 분란을 해소 못 하면 우리가 힘을 쓸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다른 노력을 해도 계속 발목을 잡아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해소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재신임 철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 반대가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그동안 나에게 그만두라고 요구해 놓고 이제 와서 내려놓으니까 다시 반대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어쩌라는 말이냐고 되묻고 싶다.”

-조국 교수의 발언처럼 대국민 사과와 백의종군할 생각은 있나.

“누구나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혁신안 통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당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나아가는 노정의 출발이다. 우리 당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표도 당연히 포함된다.”

-비주류가 재신임 투표 결과를 갖고 또다시 무효라고 주장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평가되지 않겠느냐. 어제 중앙위 개표에 대해 냉정하게 보자. 무기명 투표 주장은 호응을 받지 못했고, ‘친노 패권주의’ 주장도 지탄의 대상이 됐다. 재신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흔드는 분들이 당내에 정말 몇 분 안 된다. 재신임을 못 받으면 나로서는 유쾌하지 못하겠지만 내려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아니면 나를 흔든 분들이 ‘민심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고 그만 해야지. 계속 분란거리를 만들면 정말로 대책이 없다.”

-안철수 전 대표가 투사로 변신해 각을 세우는데.

“그냥 안 전 대표의 발언이나 저와의 관계를 해석하지 말고 액면대로만 봐주면 좋겠다. 지금 혁신안이 아주 필요한 본질적인 혁신까지 들어가지 못한 거라고 제안한 것은 옳은 이야기다. 함께하자고 합의했고. 그걸 왜 대립각을 세운다고 해석하는지 모르겠다.”

-호남 민심을 평가해 달라.

“제가 보기에도 아주 비판적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바닥 민심은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 상부의 정치 유지층의 민심이 나쁘면 바닥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어쨌든 그 부분은 이번에 재신임 투표 때 실제로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0일 신당 창당 선언을 하는데.

“같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연대인가 통합인가.

“나는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당도 그렇고 천 의원도 그렇고,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당으로 들어오는 것인가.

“과거처럼 당을 달리하고 선거 때마다 후보연대 전술을 취하는 것은 이제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닥쳐서 다른 당과의 후보연대 전술을 하게 된다면 힘들게 마련한 공천제도가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 저는 통합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제안 계획은 있나.

“정치라는게 제가 뭘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런 식의 바람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지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천 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런 노력을 할 것이다.”

-통합은 합당인가 아니면 더 큰 당인가.

“통합에 서로 뜻이 맞는다면 통합의 방법이야 잘 의논하면 된다. 어쨌든 천 의원과 정의당도 어떤 방법이든 나중에 하나의 당이 돼서 선거를 치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 대표가 생각하는 물갈이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특정인과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한 인위적 물갈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호남 물갈이, 다선중진 물갈이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호남이든 비호남이든, 다선이든 초선이든 똑같은 평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고 그 평가에 따라 배제되는 분은 배제되는 것이다.”

-친노 실체는 존재하는 것인가. 친노 물갈이를 안 하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친노가 실제로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지고 과장되고 있다. 악용되는 프레임이다.”

-오픈프라이머리 받아들일 수 있나.

“원래 우리 당이 발전시킨 제도다. 2002년 국민참여 경선부터 시작해 점점 확대시켜서 2012년 경선 때 드디어 100% 국민경선제가 됐다. 그것을 국회의원 선거까지 확장하자고 내가 공약한 것이다. 대선에서는 우리는 이미 시험했고. 그것을 국회의원 이상 공천 과정에서 하자는 공약을 내가 지난번 대선 때 했던 것이고 지금도 우리 당내에서는 많은 지지가 있다.”

-박근혜정부의 남북관계와 외교정책을 평가한다면.

“박근혜정부가 외견상 남북관계 부분에 있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듯 보이지만 사실 우리 국민들은 안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지지해주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실제 전문가들의 평가는 아주 좋지 않다.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맞은 만큼 정말 잘 살렸으면 좋겠다.”

-박근혜정부의 노동이나 경제 분야 정책을 평가한다면.

“우선 경제는 정말 못한다. 아마 이렇게 무능한 정권은 사상 유례없다고 생각한다. 노동개혁도 마찬가지다. 한노총의 팔을 비틀어 노사정위 참여시켰지만 노동계 전체의 동의를 이끌어낼 능력이 없다. 사회적 대타협에서 정부, 경제계, 기업, 노동자 모두의 고통 분담이 필요한데 노동자들에게만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석 정치부장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