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시내버스까지… 빛고을 뒤덮는 파업 암운

입력 2015-09-18 02:28
광주지역 제조·교통 업계가 파업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

최장기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선 금호타이어에 이어 지역경제의 주축인 기아자동차와 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가 잇따라 파업을 예고했다. 광주시는 17일 “기아자동차가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와 소하·화성 지회, 판매·정비 지회 등 5개 지회 조합원 3만4000여명이 지난 16일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72.8% 2만2700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7.7%)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추석연휴와 노조 선거 등의 일정을 고려해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 않기로 했으나 향후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4년 연속 파업이 불가피하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하청·도급 업체의 근로자는 총 2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 14일 노조원 1300여명 가운데 72.4%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광주 시내버스도 다음주부터 서행과 지정속도 운행 방식의 준법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 측은 오는 21일 오전 5시40분 첫 차부터 준법투쟁을 시작해 부분파업 등으로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통상 시급기준 3.88%의 임금인상을 요구한데 비해 사측은 3.67% 인상안을 최종 제시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1960년 창사 이후 한달이 넘는 최장기 파업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는 17일 추석 전 파업을 끝내기 위한 19차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11일부터 한달 넘게 조업을 거부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는 1989년 32일간의 파업을 넘어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현재 금호타이어 파업 근로자의 1인당 임금 손실액은 370여만 원이다. 지난 6일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측의 매출손실은 1300억원 수준이다.

지역경제의 대들보인 금호타이어, 기아차 광주공장과 대표적 대중교통인 시내버스 업계가 파업 국면에 휩싸이자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참가 근로자들이 월급과 추석 상여금을 받지 못하고 회사 측의 추석선물 대량구매도 무산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전체가 파업과 파업 결의로 휘청거려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노사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아 하루빨리 파업 국면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