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물러나는 우종휴 예장합신 총회장 “한국교회 하나 되기 위한 연합 의지 다져야”

입력 2015-09-18 00:57
우종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지난 1년간 교단을 이끌며 느낀 소회를 밝히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교단장으로 1년간 활동하며 한국교회가 하나 돼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교계는 연합해야 합니다. 주님의 뜻만 생각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연합 의지를 다져야 합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우종휴(64)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총회장은 “한국교회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예장합신 총회장에 선출된 그는 오는 22∼24일 경북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열리는 제100회 총회를 끝으로 총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우 총회장은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것은 평등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예장합신은 예외이지만 여타 교단의 경우 돈이 없으면 교단장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이나 권력을 떠나 모두가 평등한 시스템이 구축될 때 한국교회의 연합도 가능할 겁니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 장로 집사 등은 직분을 떠나 모두 평등합니다. 종속 관계가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이 교계가 종교개혁 500주년(2017년)을 앞두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우 총회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합동신학대학원대 1회 졸업생이다. 그가 담임으로 있는 경북 구미 황상교회는 구미 시내의 한 건물 지하 공간을 임대해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임차교회다. 교인은 50여명밖에 안 된다. 우 총회장은 1992년부터 이 교회를 섬기고 있다.

지방의 작은 교회 담임목사인 우 총회장이 지난해 약 900개 교회가 소속된 예장합신 총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작은 기적이었다. 그는 총회장이 되기 전 교단에서 정치부장 서기 정책위원장 목회자최저생활비대책위실행위원장 등을 맡았다.

“황상교회는 미약한 교회입니다. 하지만 이런 교회를 이끌면서도 항상 교단장이 돼 교단을, 나아가 한국교회를 섬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지난해 제가 총회장이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총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봉사하며 살겠다는 마음가짐엔 큰 변화가 없을 겁니다.”

우 총회장은 22일 총회 개회예배에서 ‘긍휼과 진리의 입맞춤’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할 예정이다. 그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지적할 때 가슴 한쪽에는 긍휼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에게 차기 총회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우 총회장은 “무슨 일을 하든 저보다는 잘 하실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