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 중 성경을 읽다가 ‘98, 10, 28’ 이라는 무슨 암호 같은 숫자가 써진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함이니라.”(출 9:16) 나는 성경을 읽을 때면 특별한 감동을 받은 구절에는 날짜와 감상 등을 적어놓는다. 묵상노트가 따로 있지만, 순간의 감동을 그대로 기록하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낡고 닳은 나의 성경은 밑줄과 메모로 가득한 칠판 같다.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그 구절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도 대단하지만, 감동 받은 그때의 느낌과 기억 속으로 내 영이 순간이동을 하여 다시 또 동일한 감동을 받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도 이 구절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1998년이면 드라마 선교 단을 창단한지 3년차 되던 해로 가장 왕성하게 사역을 할 때이자 슬슬 매너리즘에 빠질 무렵이었다. 그래서 그즈음엔 열혈 단원들과 매일 저녁 10시경 교회의 기도실에 모여 밤새워 기도하고 새벽예배까지 참석하고 돌아오던 시절이었으니 내 생애 가장 맹렬하게 기도생활을 하던 때였다. 이 말씀이 그 시절 사역에 지친 내게 놀라운 힘과 용기를 주었듯, 오늘 다시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온다.
불교 가정에 둘째 며느리로 나를 보내셔서 남편과 시부모님의 구원 프로젝트 도구로 사용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새삼 가슴에 사무쳐 온다. 레퍼토리도 다양한 사탄의 온갖 방해 공작으로 영적 투쟁의 힘겨운 시간을 지나왔다. 하지만 마침내 시부모님은 세례를 받으시고 천국에 입성하셨으며 남편은 장로로 세움을 받게 됐다.
“바라는 것들의 실상,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의 한가운데서 이제 이 말씀이 대대손손 우리 가정을 믿음의 가문으로 세우는 깃발이 되기를 기도드린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변함없이 말씀이신 예수님의 생명력이 내 안에 살아계신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하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
[힐링노트-박강월] 내가 너를 세웠음은
입력 2015-09-19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