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화…베테랑 권용관 뼈아픈 실책

입력 2015-09-17 03:10
한화 이글스 투수 권혁이 1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8회말 역전을 허용한 후 굳은 표정으로 모자를 벗고 있다. 권혁은 시즌 13패째를 당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에선 수비수의 실책 하나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1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도 그랬다. 한화가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의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 치명적인 실책으로 한화는 사실상 가을야구를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유격수로 나온 권용관은 3-2로 앞선 7회말 2사 1, 3루에서 신종길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닝이 끝나야 하는 상황에서 한 점을 헌납해 동점을 허용한 한화는 결국 8회말 결승점을 내줘 3대 4로 역전패했다. 7회부터 나와 모처럼 호투를 펼쳤던 권혁은 시즌 13패째(9승)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화는 이 경기를 잡았다면 KIA를 제치고 6위로 도약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승차가 1.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7대 5로 잡은 SK 와이번스에 7위 자리마저 내주고 8위로 추락했다.

권용관의 실책은 올 시즌 전체 농사를 망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5위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 베어스와 연장 12회 접전 끝에 9대 7로 승리했다. 롯데와 한화와의 승차는 2.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 이제 한화의 잔여 경기는 불과 12개 남아 있다.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 건너가게 됐다.

권용관의 실책은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의 데자뷔였다. 당시 한화는 7-4로 앞선 9회말 1사 2루에서 1루수 권용관이 양석환의 평범한 뜬공을 놓쳐 위기에 몰렸다. 결국 한화는 이 실책이 빌미가 돼 9회말 7-7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이 패배로 당시 한화는 5위에서 6위로 내려갔다. 또 이후 5연패를 당해 8위까지 추락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실책 없는 수비를 펼쳤던 강경학을 그대로 유격수로 기용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