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선 수비수의 실책 하나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1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도 그랬다. 한화가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의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 치명적인 실책으로 한화는 사실상 가을야구를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유격수로 나온 권용관은 3-2로 앞선 7회말 2사 1, 3루에서 신종길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닝이 끝나야 하는 상황에서 한 점을 헌납해 동점을 허용한 한화는 결국 8회말 결승점을 내줘 3대 4로 역전패했다. 7회부터 나와 모처럼 호투를 펼쳤던 권혁은 시즌 13패째(9승)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화는 이 경기를 잡았다면 KIA를 제치고 6위로 도약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승차가 1.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7대 5로 잡은 SK 와이번스에 7위 자리마저 내주고 8위로 추락했다.
권용관의 실책은 올 시즌 전체 농사를 망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5위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 베어스와 연장 12회 접전 끝에 9대 7로 승리했다. 롯데와 한화와의 승차는 2.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 이제 한화의 잔여 경기는 불과 12개 남아 있다.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 건너가게 됐다.
권용관의 실책은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의 데자뷔였다. 당시 한화는 7-4로 앞선 9회말 1사 2루에서 1루수 권용관이 양석환의 평범한 뜬공을 놓쳐 위기에 몰렸다. 결국 한화는 이 실책이 빌미가 돼 9회말 7-7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이 패배로 당시 한화는 5위에서 6위로 내려갔다. 또 이후 5연패를 당해 8위까지 추락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실책 없는 수비를 펼쳤던 강경학을 그대로 유격수로 기용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아! 한화…베테랑 권용관 뼈아픈 실책
입력 2015-09-17 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