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결정 카운트다운… 막판까지 뿌연 안갯속
입력 2015-09-17 02:3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임박했다.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 뒤 17일 오후 2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에 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빅 이벤트’는 목전에 다가왔지만 이를 맞는 세계 금융시장에는 여전히 불확실성만 가득하다. 이달 금리 인상이 결정될 확률은 30% 정도로, 절대수치는 이전보다 낮아졌으나 결정일 직전의 확률로는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6일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달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달 금리를 인상하되 시장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0.125% 포인트 정도로 소폭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리 인상 후 달러화 강세 여부에 대해서도 전망이 분분하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 소폭 인상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0∼0.25%인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0.25∼0.5%로 만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왔는데 0.25% 포인트보다도 작게 올리자는 것이다. VTB캐피털의 글로벌 전략가 닐 매키넌은 “이번에 0.125% 포인트 올리고 필요할 경우 다음 달 FOMC에서 추가 인상할 수 있음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시사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도 “이달에도 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이 더 요동칠 위험이 있다”면서 “나 같으면 이번에 0.10∼0.15%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아무리 적게 올려도 시장이 받는 충격은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산 운용사 PPM아메리카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월딩은 “미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완만한 금리 인상에도 2013년 양적완화 축소 때와 유사하게 시장이 과민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공언해 왔으니 시기는 이달 아니면 12월인 상황인데, 아예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불안을 감안해 연준이 내년 3월에야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12월 인상을 전망하면서 “옐런 의장이 이번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넘길 것이란 암시를 보낼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 가치의 향방에 대해서도 관측이 엇갈린다. KDB대우증권은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는 ‘슈퍼 달러 시대’가 도래하고 원화는 점진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과거 미 금리 인상 시 달러는 대체로 약세였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국내 증시의 향방과 당국의 대응에 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 금리 인상이 연기될 경우엔 ‘안도 랠리’가 나타나겠지만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되지만 대우증권 서대일 연구원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4분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긴축과는 달리 내년까지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