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공천혁신안’이 16일 중앙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대표도 첫 ‘재신임 관문’을 넘었다. 문 대표 측은 중앙위 통과 기세를 재신임 투표까지 이어가 ‘굳건한’ 지도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 내홍도 고스란히 노출돼 ‘반쪽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반발도 여전해 재신임 투표 강행 여부가 당내 갈등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위에서는 내홍을 겪는 당 상황이 그대로 재현됐다. 중앙위 비공개 전환 과정에서 비주류 측 조경태 의원이 회의 공개를 요구하자 일부 중앙위원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비공개 전환 후 일부 비주류 인사가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을 때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혁신안 의결 과정에서도 예고됐던 진통이 빚어졌다. 비주류인 문병호 의원이 무기명 투표를 강력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박지원 박주선 최원식 조경태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이 표결 불참을 선언하고 단체로 퇴장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비주류 진영은 퇴장 후에도 의결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추후 문제제기할 뜻도 내비쳤다. 의결 당시 재석 인원수를 고지하지도 않고, 찬반 여부를 묻지도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 대표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랐기 때문에 의결 절차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차 중앙위 때도 의장이 이의 여부를 물어본 뒤 박수로 가결했고, 이번에도 똑같은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중앙위에서의 여세를 몰아 추석연휴 전까지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 당직자는 “문 대표가 세 차례나 재신임 투표 실시 의사를 밝히지 않았느냐”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신임 투표에서도 승리한다면 당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기대로 해석된다.
또 비주류 진영의 취약한 당내 기반이 드러난 것도 문 대표 측이 이번 중앙위에서 거둔 중요한 성과다. 중앙위 연기와 공천혁신안 의결 보류, 무기명 투표 등 비주류 진영이 강하게 요구한 사항들이 모두 무산된 데다 ‘집단행동’에 동조한 의원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주류는 몰아치고 비주류는 초라했다”며 “왜 국민과 당원을 둘로 가르는 선택을 강요하느냐”고 성토했다. 이번 중앙위 결과를 놓고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향후 당내 권력투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문 대표가 이번 중앙위에서 ‘완승’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안철수 김한길 의원 등 지도자급 비주류 인사들은 여전히 혁신안에 반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혁신안에 대한 반발을 이유로, 김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이유로 중앙위에 불참했다.
재신임 투표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센 것도 문 대표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한 중진 의원은 “대표가 재신임을 묻는 방식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반통합적 방식”이라며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면 통합이 아니라 분열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이번 중앙위에 자신의 재신임 문제를 ‘연계’시켜 국정감사 등 당의 중요한 이슈를 묻어버렸다는 당내 비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野 혁신안 통과] 새정치연합 ‘공천혁신안’ 중앙위 통과… 수습 안되는 당내 갈등 文의 ‘반쪽 승리’
입력 2015-09-17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