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안 통과] 비주류 “무효” 부글부글… 당내 투쟁 2라운드 예고

입력 2015-09-17 02:24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운데)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한 중앙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입을 꽉 다물고 있다. ‘혁신안 찬성파’인 전병헌 최고위원(왼쪽)은 밝은 표정을 짓고 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굳은 얼굴이다. 구성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회에서 16일 공천혁신안이 통과되자 당내 비주류는 즉각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다. ‘재신임 정국’을 둘러싼 주류 대 비주류의 투쟁이 2라운드를 맞으면서 양 진영 간 ‘강 대 강’ 대치가 더 격화될 양상이다.

문병호 최원식 유성엽 의원 등 당 비주류 측 중앙위원 12명은 중앙위 직후 성명을 내고 “의결된 혁신안은 절차적 하자뿐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혁신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위 진행 도중 퇴장한 문 의원은 “당 운영을 독선적으로 하는 밀어붙이기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안건 통과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기 때문에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도 “혁신안 반대 의견을 내세우면 무조건 기득권 세력으로 몰고 토론을 봉쇄하는 것이야말로 구태정치이고 계파 패권주의”라며 “혁신이 ‘유신’(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에 빗대어 표현)이 됐다”고까지 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떤 분은 3김 시대 이후 종말을 고했던 제왕적 총재 시대가 부활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말씀을 했다”며 “문 대표가 중앙위를 계기로 일방적인 독주에 나선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안이) 통과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밀어붙이는 식은 반대”라며 “지금 (최고위원직을) 던지고 싶지만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대표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비주류 진영은 이후 만찬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재신임 투표를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시키거나 무산시키는 데 주력하는 한편 혁신안 통과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추석 전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경우 투표 방식에 대한 재검토도 이뤄질 전망이다. 비주류 측 한 의원은 “재신임투표관리위원장인 신기남 의원도 문 대표 사람”이라며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경우 투표관리위원장을 다시 인선하고 투표 시기와 방식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