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美 대선] 유권자 56% “트럼프, 대통령감 아냐”… 지지율 여전히 1위지만 ‘주춤’

입력 2015-09-17 02:57
미국 대선전 초반을 뜨겁게 달궈온 ‘트럼프 돌풍’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 2차 TV토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자질에 대한 불신 속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비정치인 출신인 경쟁자 벤 카슨에게 맹추격당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번 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 등록유권자의 56%는 트럼프가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답했다. 기질과 인격이 대통령 수행에 부적절하다고 답한 사람도 40%에 달했다.

15일 발표된 뉴욕타임스(NYT)·CBS방송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27%로 1위를 유지했지만 신경외과 의사 출신 카슨이 23%로 턱밑까지 위협했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24%의 지지를 받았던 트럼프가 3% 포인트 상승에 그친 반면 카슨의 지지율은 6%에서 무려 17% 포인트나 치솟았다. 두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은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독설’로 흥한 트럼프지만 거침없는 언행이 적정선을 넘어 ‘막말’로 비치면서 지지세가 멈칫하고 있다. 반면 온건하고 합리적인 언행에다 빈민가 출신 흑인이라는, 공화당 후보로선 매우 이색 이력을 지닌 카슨은 트럼프와 여러모로 대척점에서 고학력층, 복음주의자와 여성층의 선호를 업고 부동층을 공략하고 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 경선 돌입 당시 유력 주자로 꼽혔던 잠룡들의 반격에도 이목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비정치인 출신 주자들이 득세하는 현상에 대해 “초기 경선이 지나가면 유권자들이 감성(마음)이 아닌 이성(머리)으로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슨의 약진으로 복잡해진 경선 판세에서 16일(한국시간 17일 오전) TV토론회는 ‘트럼프 대세론’이 계속될지, ‘깜짝 선전’ 후 러닝메이트로 전락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