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무신경하다간 대출 때 악 소리… 소액 연체때도 7∼8등급 뚝

입력 2015-09-17 02:37
A씨는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자신이 7등급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대로 돌아서야 했다. 다른 대출도 없고 매달 월급도 꼬박꼬박 받고 있어 이해할 수 없었다. 원인은 과거 연체했던 20여만원 때문이었다. 그 기록이 남아 A씨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다.

시중은행은 대출 시 은행 자체 평가 기준과 함께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참조해 등급을 매기고 금리를 결정한다. 신평사들은 은행, 카드사, 이동통신사 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연체 여부, 현재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신용거래 종류 및 행태 등을 고려해 1∼10등급으로 나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평소에 신용등급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A씨처럼 금융기관에 찾아가서야 등급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7등급 이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또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떨어진 등급을 회복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경미한 연체에 강등된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데 3년이나 걸리는 현실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30만원 이하 적은 연체금으로 인해 7∼8등급을 유지하고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경미한 연체로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하는데, 하락과 회복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신용등급 관리는 스스로 하는 것이지만 연체 정보와 이에 따른 불이익을 은행들이 잘 안 알려준다”고 쓴소리를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러한 문제 제기에 공감했다. 임 위원장은 “소액 연체의 경우 신용등급 회복 속도를 빨리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연체 정보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방법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