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와 홍콩이 위험하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2100년 마카오와 홍콩 앞바다의 해수면이 최대 1.2m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황광 교수가 주도한 논문 ‘마카오와 주변 바다의 해수면 상승에 대한 역사적 변화와 미래 시나리오’는 중국 학술지 ‘대기과학진전(大氣科學進展)’에 실렸다.
황 교수는 “마카오와 홍콩의 운명은 중국과 미국 등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들이 앞으로 얼마나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느냐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황 교수 등은 마카오를 비롯해 홍콩섬을 포함한 주변 바다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마카오 지역에 대해 기후변화 예측과 분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세기 마카오 지역의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925∼2010년의 경우 해수면은 연 1.35㎜씩 상승했다. 하지만 1970∼2010년에는 연 4.2㎜의 속도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증가량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마카오와 주변 바다의 해수면 상승을 예측했다. 그 결과 2020년 8∼12㎝, 2060년 22∼51㎝, 2100년 35∼118㎝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측 시나리오인 RCP(대표농도경로)는 2.6(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지구 스스로 회복 가능한 경우)에서 시작해 4.5, 6.0, 8.5(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 등 네 단계로 구분된다. 2100년 RCP 2.6일 경우 해수면 상승 범위는 35∼74㎝지만 RCP 8.5라면 65∼118㎝까지 올라간다. 논문은 이 같은 수치가 세계 평균에 비해 20% 이상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발표된 IPCC의 5차 보고서는 최악 시나리오일 때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45∼82㎝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해수면 상승에 따라 대부분 평지 지형에 매립지가 많은 마카오는 침수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대규모 매립 후 인프라 건설과 교량 건설 계획 등을 재검토할 것으로 권고했다.
산지 지형인 홍콩은 직접적인 피해는 마카오에 비해서는 덜하겠지만 30㎢가량에 63만명이 모여 사는 인구 밀집 지역이라 재난에 취약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으로 초대형 태풍과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홍콩 과기대의 2007년 발표 논문에 따르면 해수면이 48㎝ 상승할 경우 과거 50년마다 한 번씩 오던 홍수가 3년마다 한 번씩으로 잦아지고, 88㎝까지 상승하면 매년 홍수가 발생하게 된다. 중국 해양대 란젠 교수는 “황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남중국해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상당히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2100년 홍콩·마카오 해수면 최대 1.2m 높아진다
입력 2015-09-17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