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다시 위기감] 북한 움직임 살펴보니… 北엄포 놨지만 동창리·풍계리 아직까지 조용

입력 2015-09-17 02:14
미국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의 위성사진. 지난 6일 촬영된 사진에는 로켓 발사대에 가림막이 씌워져 있고, 조립동과 장거리 로켓 이동시설이 보인다. 아래쪽 사진은 2013년 구글어스가 촬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38노스, 구글어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강행을 시사했지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16일 “동창리와 풍계리에서 특이한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도 15일(현지시간) 최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이미 발사를 위한 준비시설은 대부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는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은하3호 발사 때보다 두 배 높은 67m로 증축됐다. 미사일이 장착되는 부분에는 수개월째 가림막을 둘러놓았다. 북한이 가림막 안쪽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8월 들어 동창리의 움직임이 다소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발사체 연료 및 산화제 저장시설 2곳이 거의 완공단계에 돌입했고, 엔진 실험도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조립동과 바로 옆에 있는 이동식 운반 시설이 발사체와 관련 부품들을 운반하는 시험도 실시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이동식 운반 구조물이 조립동 옆에서 발사대 옆으로 움직인 모습이 38노스에 포착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차량 이동이 꾸준히 있어 장거리 발사체 수송과 연료주입시설 등에 대한 점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지하시설을 통해 미사일 발사준비를 해 왔다면 발사시점에 임박해 구체적 움직임이 드러날 수도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북한은 이곳을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왔다는 평가도 있다. 기습적인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후 이 실험장을 재정비했다. 정비과정에서 갱도 일부가 무너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1여년 만에 모두 재정비해 지난해 4월에는 실제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미 핵실험 예비훈련을 한 셈이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낡은 케이블을 교체하거나 갱도입구 보수작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상시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핵실험 준비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풍계리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했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