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영(60·사법연수원 10기·사진) 대법관이 16일 퇴임식을 끝으로 32년간의 법관생활을 마무리했다. 6년 전 취임식 때 인용했던 다산 정약용의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라는 문구를 퇴임식에서 다시 꺼냈다. 그는 “재판은 당사자의 말을 듣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청송이라 했고, 청송을 함에 있어서는 성심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설사 100% 적중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배 법관들에게 ‘공자명강(公慈明剛)’의 자세를 당부했다. 민 대법관은 “공정하면 치우치지 않고, 자애로우면 모질지 않으며, 명백하면 능히 환히 밝힐 수 있고, 굳세면 단안을 내릴 수 있다”며 “법을 다스리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상고법원 설치안의 통과가 시급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연말까지 대법원에 약 4만2000건의 사건이 접수될 것”이라며 “대법관 12명이 처리하기에는 살인적인 수치”라고 호소했다. 민 대법관은 경기도 여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09년 대법관에 임명됐다.정현수 기자
“사건 수 살인적… 상고법원 통과 시급” 민일영 대법관 퇴임
입력 2015-09-17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