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가을이 오면서 긴 침묵에 빠져들었다. 투타(投打)의 극심한 난조로 4위에서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10개 구단 중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13일 kt 위즈전에서 4대 3으로 승리하며 6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그 다음 경기인 1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2대 8로 대패했다.
두산의 9월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화끈한 방방이를 자랑하는 타선은 무뎌졌다. 지난달까지 두산 타선은 팀 타율 0.289(3위), 110홈런(공동 5위), 641득점(4위)으로 상위권이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 거짓말처럼 완전히 달라졌다. 팀 타율 0.294(5위), 6홈런(10위), 42득점(9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집중력이 떨어졌다. 실제 지난 12일 kt전에선 시즌 2호 삼중살(트리플 플레이)을 당했고, 병살타는 무려 5번이나 쳤다. 6회까지 병살·삼중살 플레이를 당하지 않은 이닝이 없었다. 결국 막내구단 kt에 1대 11로 참패했다. 두산은 쳐 줘야 할 선수들이 침묵하고 있다. 팀의 3번 타자인 민병헌은 이달 타율 0.171, 4타점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캡틴이자 허슬 플레이의 대명사 오재원 역시 9월 타율이 0.179에 불과하다. 그나마 4번 타자 김현수가 타율 0.333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다.
마운드도 난타를 당하고 있다. 이달 팀 평균자책점은 6.80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전날 롯데전에서도 선발로 나온 좌완 허준혁이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5실점으로 뭇매를 맞은 뒤 강판됐다.
그 사이 두산은 3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격차가 두 게임으로 벌어졌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5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준플레이프에 진출할 수 있는, 부담스러운 일정을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이번 주부터 선발진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어깨와 허벅지 부상 등으로 지난달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니퍼트는 지난 13일 구위 점검 차 kt전에 7회 구원으로 나와 한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김태형 감독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전체적으로 안 맞고 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 경기도 있고, 추가점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아쉽다”면서도 “목표는 2위다. 연패에 빠졌지만 연승을 달릴 수도 있다.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가을인데! 곰, 벌써 겨울잠?… 9월 들어 투타서 극심한 난조
입력 2015-09-17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