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년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학술대회의 국제화 초석 다져… 美·日 한국의 로봇술기에 감탄

입력 2015-09-21 02:41
이틀간 부산에서 열린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한 해외 의료진들은 한국 의료진의 최소 침습 로봇술기에 놀라워했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가 지난 11일 부산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올해 학술대회는 학회의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동시에 학술대회의 국제화를 본격화하는 자리였다.

과거 국내 두경부암 전문가는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의료진으로부터 술기를 배워왔고, 그들의 술기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변화가 일어났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 두경부암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오는 횟수가 잦아졌고, 지난 이틀간 열린 학술대회 기간 동안 참석한 해외 의료진들은 ‘퍼펙트(Perfect, 훌륭하다)’를 연발하며 한국 의료진의 수술 방식을 배워갔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최소 침습 로봇수술이다. 한국의 의료진은 로봇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최소한의 절개로 종양을 절제하는 최소침습 수술법을 개발해나갔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이강대 회장(고신대복음병원)은 “두경부암은 얼굴과 목에 생겨난 악성종양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종양을 드러내는 데만 집중하다보니 환자의 삶의 질, 미용적인 측면이 간과됐다. 종양이 완벽하게 제거됐으나 말하는 기능 또는 먹는 기능을 상실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의료진은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완치율을 높이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킨 시술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해외 의료진을 놀라게 한 또 한 가지는 ‘사망 사례에 대한 분석’을 다룬 세션이었다. 이강대 학회장은 “외국에서는 성공한 (환자)케이스만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모든 수술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성공한 사례만으로 술기의 발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결과적으로 환자는 사망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의사는 반드시 깨우침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 경험과 교훈을 나만 알아서는 안 되며 모든 의사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이자 또 다른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두경부암에 대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캠페인 성격의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상당수가 위암, 대장암, 폐암은 잘 알고 있어도 두경부암에 대해선 생소해한다. 국내 두경부암의 발생률은 낮지만 조기검진이 활발하지 않은 탓에 첫 진단 시 중증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를 내원해 간단한 내시경만으로 조기검진이 가능한 두경부암. 학회는 두경부암의 조기검진 비율을 높이고 중증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환자를 살리더라도 말하고 먹는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조기발견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