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5일 사업 수주 관련 활동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간 혐의로 경북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를 체포했다. 손씨는 22년간 안강농협 조합장을 지낸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검찰 수사가 최 회장 턱밑까지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손씨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물류의 협력업체 A사로부터 “농협 고위층에 말해서 용역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영장 죄명에는 변호사법 위반이 적혔다. 검찰은 중견 물류업체 A사가 2009년 준공된 농협 평택물류센터 입출고·재고관리 하청을 받는 과정에서 손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손씨는 A사 고문 직함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1990년대부터 최 회장과 안강농협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2007년과 2011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최 회장 캠프의 핵심 요직을 맡았다. 지난 3월에는 안강농협 조합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농협중앙회가 당선자 직무를 정지하고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지시하자 배후에 손씨를 지원하는 최 회장이 있다는 의혹도 일었다. 검찰은 손씨가 받은 돈이 최 회장 측에 흘러갔는지 추적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檢 ‘농협 비리 의혹’ 최원병 회장 최측근 체포
입력 2015-09-16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