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은 북한에서 가장 큰 원자력 연구시설이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10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북한이 1963년 구소련(러시아)에서 처음 도입한 실험용 원자로도 이곳에 세워졌다.
영변에는 핵재처리시설과 핵연료봉 제조공장 및 50㎿급 원자로, 200㎿급 원자로 등 각종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 흑연감속로는 90년대부터 한반도 핵 위기를 촉발한 시설로 주목받아 왔다. 옛 소련에서 도입한 2㎿급 원자로는 현재 가동중단 상태다.
5㎿ 원자로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최근 이 원자로에서 활발한 차량 이동이 감지되는 등 핵무기 원료 생산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재처리시설에서는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북한은 60년대부터 재처리 기술 획득을 결정해 지금까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시설은 85년 착공돼 95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70% 공정이 완료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하지만 현재 영변에는 재처리시설이 완공돼 일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차례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연료봉 제조공장은 원자로에 쓰이는 연료봉을 성형·가공하는 곳을 말한다. 보통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지만 영변의 5㎿ 원자로와 같은 중수로 원자로는 천연 우라늄으로 만든 연료봉을 사용한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 정황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북한 내 핵연료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를 갖춘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배로 커졌다”고 밝혔고, 영국의 군사정보 분석·컨설팅업체인 ‘IHS 제인’도 원심분리기 공장 두 곳이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010년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불러 원심분리기 2000개가량을 갖춘 첨단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남북 다시 위기감] 5MW 원자로 천연 우라늄 연료 사용… 수차례 플루토늄 추출한 것으로 추정
입력 2015-09-16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