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에는 국내산 사과가 지금보다 70%나 줄어들고 대신 포도 복숭아의 생산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90년에는 함경도와 강원도 두메산골 말고는 소나무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15일 ‘한반도 아열대화 전망 포럼’을 개최했다. 기상청, 국립산림과학원, 국립농업과학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 동향을 발표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한반도 기온이 지난 133년(1880∼2012)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 1.8도 높아졌고, 21세기 말까지 5.7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농업 생산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봤다.
2100년 평균온도가 최대 5.9도 높아지는 최악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2050년이면 지금보다 사과(71%) 배(15%) 고랭지 배추(99%) 한지형 마늘(75%)의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다. 대신 포도(95%) 복숭아(37%) 난지형 마늘(333%)은 재배면적이 증가한다. 쌀 생산성도 2020년 17.8%, 2050년 26.5%, 2090년 3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반도 기후변화가 재해 위험을 높이고 생물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종환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은 “기후변화로 산사태와 대형 산불의 위험이 커지고 전국 소나무 숲이 점차 줄어 2090년에는 함경도와 강원도 산지 일부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2009년에는 100만 그루가량 소나무가 고사했고 지난해 울진 영양 삼척의 소나무 숲이 쇠퇴한 점을 들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뜨거워지는 한반도] 2050년, 사과 재배 면적 71% 줄어든다
입력 2015-09-16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