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伊 “몽블랑 아니라 몬테 비안코”… 伊 케이블카 건설로 양국 국경분쟁 격화

입력 2015-09-16 02:53
유럽 최고봉인 몽블랑(해발 4810m)을 둘러싸고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국경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몽블랑 일대에서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1865년 국경선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구글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도에는 몽블랑이 프랑스 영토로 표시된다. 프랑스도 그동안 알프스 3대 봉우리로 불리는 구테, 몽블랑, 푼타 헬브로너는 물론 몽블랑이 포함된 보손 빙하 전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이탈리아는 100여년 전 해발 3375m 지점에 이탈리아 산악인들이 지어둔 토리노 대피소를 근거로 산 정상을 경계로 국경선을 다시 그려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몽블랑이란 불어 표현 대신 몬테비안코란 이탈리아식 명칭도 만들었다.

급기야 이탈리아는 푼타 헬브로너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1억3800만 유로(약 1848억원)를 들여 프랑스령 에귀뒤미디봉으로 이어지는 관광용 케이블카를 건설했다. 지난 6월 열린 케이블카 개관식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참석하면서 양국 간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개관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렌치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프랑스 영토를 침범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프랑스 당국을 들끓게 했다.

급기야 이달 초 몽블랑 기슭에 위치한 프랑스령 샤모니의 에릭 푸니에르 시장은 보손 빙하 전체가 자국 영토라며 이탈리아에서 몽블랑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파브리치아 데리아르드 이탈리아 쿠르마유르시장은 “몽블랑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고 혹평하는 등 양국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