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10월 10일)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개발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6번째가 될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에서 적어도 지난번보다 진전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는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사거리를 늘리고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물체의 중량을 늘려 진일보된 위성궤도 진입기술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사거리 늘리기=지난 5차 시험발사 때보다 장거리 로켓의 사거리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체 지지대가 배 정도 높아진 것은 사거리가 훨씬 긴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2012년 5차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후 한·미 정보 당국은 2단 로켓이 떨어진 지점과 비행궤적을 토대로 이 로켓의 사거리가 8500∼1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동창리에서 미국 서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따라서 이번에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과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88년 8월 처음으로 대포동 1호를 발사한 것을 포함해 5차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이 중 2006년 7월(2차)과 2012년 4월(4차) 시험발사는 실패했지만 나머지 세 번은 성공했다. 시험발사를 거듭할수록 사거리가 2500㎞(1차)→6700㎞(3차)→8500∼1만㎞로 늘었다.
사거리 확장은 미사일이 타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타격 범위가 일본 전역(1차)에서 미국 알래스카(3차), 미국 서부지역(5차)으로 확대된 셈이다. 사거리만 보면 유사시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단분리 기술 확보·재진입체 기술 불확실=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의 핵심인 단분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다단계 로켓을 사용하는데 단분리가 제대로 돼야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5차 시험발사 후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2·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1·2단 로켓은 북한이 발표한 궤도에 비교적 정확하게 떨어졌다”고 했었다.
하지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사거리 1500㎞ 이상 탄도미사일 개발 시 가장 어려운 게 재진입체 기술이다. 장거리 로켓이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해야 한다. 재진입 시 발생하는 엄청난 고열을 견뎌내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 기술이 없으면 미사일은 긴 거리를 날아와도 대기권에 다시 들어오지 못하고 불타버린다. 무기로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아직 북한은 이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궤도 안착이 우선 목표=때문에 미사일 전문가들은 다음 시험발사 시 북한은 위성궤도에 보다 안정적으로 발사체를 진입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5차 시험발사 시 북한은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물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위성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관측 위성은 500㎏ 이상이 돼야 하는데 당시 중량은 100㎏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이보다 중량이 늘어난 물체를 발사해 실제 위성을 진입시키는 수준의 기술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北 ‘미사일 발사’ 한다면… 사거리 1만㎞ 이상 추정
입력 2015-09-1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