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 인사가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독설을 했다. 한국에 대한 망발이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압도적 지지로 당선시키고 만장일치로 연임을 의결한 유엔 회원국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 특보는 14일 밤 BS후지 TV에 출연한 자리에서 반 총장의 지난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비판한 뒤 “이로써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는 정도의 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알아차린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하기우다 특보는 또 “반 총장의 열병식 참관은 마치 월드컵 축구의 심판이 (경기에 참가한) 특정국가의 궐기대회에 나간 것 같은 일”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베 총리도 지난 11일 참의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반 총장의 열병식 참관은 극도로 유감”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은 쓸데없이 특정한 과거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일본의 입장은 이미 반 총장을 비롯한 유엔 사무국의 상부에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유엔이 특정 입장이나 주장에 치우치는 일이 없도록 적절히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아베 측근 “한국, 유엔 사무총장 맡을 자격 없어”… 반기문 中 열병식 참석 비난
입력 2015-09-16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