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구혁신센터 1년] 폐업 위기 딛고 테슬라 납품… 1년만에 매출 40배 ‘대박’

입력 2015-09-16 02:46
유재용 테크트랜스 대표(위)와 이 회사에서 개발한 페달 패드. 삼성 제공
이경동 월넛 대표(위)와 월넛이 만든 원단 디자인. 삼성 제공
비철금속 표면처리 기술을 보유한 테크트랜스는 지난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 페달 패드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미 첫 물량 2000세트를 납품했고, 중국 쪽으로부터도 관련 장비를 수주하는 등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만 해도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재정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불과 반년 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룬 것이다.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1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난 유재용 테크트랜스 대표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이 우리 회사의 큰 동아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삼성투자벤처를 통해 두 달 만에 투자를 받을 수 있어서 우리 회사가 살았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좋은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이 사장될 뻔한 위기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의 협업으로 살려낸 사례다. 유 대표는 특히 “우리같이 작은 회사는 기술력이 있어도 검증이 안 된 상태론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면서 “삼성전자에서 기술을 검증받은 덕분에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 이기고 테슬라에 납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원단 디자인 및 설계 프로그램 벤처기업인 월넛은 1년 만에 매출이 40배가량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2억원으로 껑충 성장했다. 이경동 월넛 대표는 몇 차례 창업했으나 번번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사업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제품 가격이 2000만∼3000만원이나 하는데 작은 벤처기업이라고 하니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월넛은 삼성투자벤처와 함께 중국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여러 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미술 교육용 스마트 팔레트를 만드는 구니스는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삼성의 도움이 컸다고 강조했다. 이윤재 구니스 대표는 “삼성전자 태블릿PC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통해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삼성전자 B2B(기업간거래) 사업부와 협업해 학교, 병원 등에 납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1년간 창업 지원프로그램 C랩(C-Lab)을 통해 35개 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48개 회사에 100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은 앞으로는 벤처와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벤처투자의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분기 1회 중국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우수 기업에는 칭화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스타트 텔아비브 창업 경진대회’ 참가도 지원한다.

삼성은 또 브라질 혁신기업협회(ANPROTEC)와 벤처·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협력을 위한 계약을 맺고 5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한국과 브라질의 우수 스타트업이 상대국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구=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